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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수능날을 회상하며... 수험생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by honeywalnut1323 2024.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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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까지는 아니고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가장 중요할 수 있는 날 중 하나인 수능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은 그 의미나 중요도가 매우 남다릅니다. 초등학생이 된 이후로 성인이 되기 전까지 어쩌면 이 수능을 위해서 매일매일을 공부하면서 지내오는 것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현실이니까요.

 

저 역시도 전형적인 우리나라 학생 중 한 명으로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과 커리큘럼을 충실히 이행했기 때문에 수능 날의 기억과 장면 장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수능을 본 것이 2009년 11월이었으니 벌써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ㅋㅋ 저뿐만이 아니라 아마 많은 분들이 수능날의 현장과 기억은 잘 잊혀지시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오늘은 15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 저의 수능날을 추억하며 일기장 같은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말씀드린 대로 저는 정말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수험생의 시스템과 커리큘럼을 충실하게 이행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생이었던 저에게 수능은 인생 최대 목표이자, 목적이었죠. 그리고 지금은 수시의 비율이 매우 높았지만 제가 입시를 준비하던 2010학년도 입시 때에는 정시의 비율이 더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나 수시에서 이월대는 인원이 수시 추가합격 대신 정시로 넘어갔기 때문에 거의 60% 이상이 정시였어요. 저는 그래서 수시는 수능 후에 보는 것만 생각하고 정시만 준비하는 전략으로 입시에 임했었어요.

 

그리고 또 특이한 것이 당시 저희 아빠는 해외파견 중이셔서 국내에 없었고, 엄마가 곁에서 케어를 많이 해주셨죠. 수능 전날 수험장에 미리 집합하는 것이 끝나고, 드디어 수능당일이 밝았습니다. 혹시나 늦을까 봐 6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고, 미국에 있는 아빠에게 먼저 전화를 하고, 3년 동안 곁에서 너무 많은 고생을 한 엄마에게 절을 하는데 눈물이 울컥하더라고요. 엄마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ㅠㅋㅋ 그리고 엄마가 혹시나 사고가 날까 봐 직접 운전을 할 자신이 없다고 하셔서 큰외삼촌께서 대신 운전을 해서 저를 수험장까지 데려다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감사한 기억이네요.

 

그리고 대망의 1교시 언어영역. 시작되는 듣기 평가. 하... 지금 생각해도 가장 떨리던 순간이었습니다. 언어영역 듣기는 진짜 시험의 초반이자 점수를 챙겨가야 하는 부분인데 혹시나 놓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 때문에 어찌나 떨리고 손에서 땀이 나던지요... 듣기 영역이 꼬이면 이후 모든 시험이 꼬일 수 있기 때문에 엄청 집중해서 풀어나간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수리영역까지 끝나고, 밥은 간단하게 졸리지 않게 먹고 오후 외국어영역을 지나 사회탐구 4과목, 그리고 제2외국어까지 시험을 마치고 나오니 정말 깜깜하더라고요. 진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기다리던 엄마를 만나 집에 돌아왔습니다. 엄마도 너무 긴장해서 내내 안절부절못하셨고, 집에 가는 길에도 정말 서로의 긴장이 느껴질 만큼 후련함과 떨림이 공존하는 시공간이었습니다.

 

저는 집에 와서 피자를 먹다가 답안지로 채점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채점이 끝나고 비로소 후련하게 식사를 하면서 3년 만에 다음날에 대한 걱정 없이 휴식을 취하고 숙면을 취했던 기억이 납니다. 

 

수능을 치러본 사람들은 이런 말을 많이 하죠. 수능이 중요한 것 같지만 수능보다 중요한 게 훨씬 많다, 훨씬 힘든 게 많다 등등. 저도 살아봤지만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수능 이후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지, 수능을 막 치른 학생들에게는 오늘 치룬 수능 이후를 생각할 여유나, 실제로 수능 후에 또 뭐가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품기엔 현실감도, 여유도 없을 거예요. 제가 그랬기 때문에 너무나 이해합니다.

 

수능뿐 아니라 연애, 결혼, 취업 그 모든 것에도 우리의 삶에는 항상 그다음에 중요한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사건들과 현실들이 덜 중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나에겐 현재 내가 마주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수능을 치른 모든 분들에게 너무나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현재 스스로에게 어쩌면 가장 중요한 날을 치렀고, 지나가는 중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박수받아 마땅하기 때문이죠. 

 

생각보다 잘 보신 분도, 실력만큼 본 분도, 평소보다 다소 아쉽게 본 분들도 있을 겁니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오늘 하루는 내가 어떤 결과를 맞이했더라도 중요한 순간을 넘어섰고, 넘어서기 위해 그동안 노력하고 고생한 나와 내 주변인들을 위해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고, 꿀 같은 휴식과 달콤한 숙면을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중요한 것은 내일 여러분들은 오늘보다 더 나은 자신을 마주할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그리고 그 확신을 위해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손뼉 치고, 저 또한 너무나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남깁니다. 모든 수험생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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