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드디어 저희의 신혼집을 말씀드리는 포스팅입니다.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여러 곳을 다녔지만 결국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연히 찾아온 청약의 기회와 결정 과정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도 제가 청약을 통해 아파트 분양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를 분양받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찾아온 청약의 기회
전셋집을 결정하지 못한 채 우연히 들어간 청약홈 어플. 그때 저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임의공급 1차)라는 문구였습니다.
저것을 보고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어디 있는 아파트이지? 어떤 아파트이지? 임의공급은 무슨 뜻이지? 등등 말이죠. 그리고 정보를 찾아보니 제가 전셋집을 찾으러 갔었던 홍제역 옆 홍은동에 위치한 아파트이고 내년 6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분양아파트였습니다. 총 827세대 중 409세대를 일반분양 실시했던 단지이고, 임의공급이라 함은 최초 정당계약 당시 당첨자들이 포기하거나 당첨된 세대 중 부적격사유가 발생하여 계약이 안된 세대들을 추가 분양하는 것이었습니다. 소위 '줍줍'이라고 하는 무순위 / 임의공급 청약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 청약정보를 알게 된 때에는 94세대가 물량으로 나왔었고 저는 호기심과 흥미를 느껴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About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말씀드린 대로 홍은동에 위치하여 2025년 6월 완공예정인 재개발지역 아파트로 총 12개 동 827세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북한산, 인왕산 등을 품은 산세권 아파트로 홍보가 되고 있었고 HDC 현대산업개발에서 분양을 담당하고 있었죠. 층 수는 총 15층이었습니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홍제역을 처음 가본 곳이라 낯설었는데 홍은동 역시 처음 듣는 낯선 지역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예전 골목식당에 나와 유명해진 '연돈' '홍탁집' 등이 위치했던 포방터 시장 바로 앞이더라고요. 분양가는 59㎡ 기준으로 7.76억 원 ~ 8.6억 원이었습니다. 분양가가 차이 나는 이유는 저층일수록 분양가가 낮고 타입별로 면적이 같아도 분양가가 달랐습니다. 분양가는 아래 그림을 보시면 됩니다.
걱정과 우려
처음에 제가 이걸 보고 든 생각은 '서울에 신축아파트가 이렇게 임의공급이 나온다고? 완전 이득 아니야?'라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에 아파트가 분양을 하면 너도나도 청약을 하고 당첨만 되면 로또라고 해서 경쟁률이 수백 대 1이라 청약당첨은 먼 나라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좀 더 찾아보니 역시 임의공급으로 나온 이유는 있었습니다.
1. 교통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역세권 아파트가 아니었습니다. 유튜브나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봤을 때 걸어서 25분 ~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위치라고 했고 유진상가 앞 쪽이 차가 워낙 많이 막혀서 출퇴근길에는 엄청난 정체를 감당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마을버스가 있지만 길이 막히기 때문에 엄청 오래 걸린다는 말도 있었죠.
2. 높은 분양가
분양가를 보고 저는 8억원 이상이라는 이 절대적인 숫자에 압도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서울 신축아파트인데 이 가격이면 괜찮은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셋집을 봐도 20년 30년 된 아파트가 5억 원을 기본으로 하고 매매가는 8~9억 원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역세권이 아니긴 하더라도 전셋집을 봤던 곳들보다 상대적으로 서울 중심 쪽에 있고 신축인데 이 정도 가격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주변 시세에 비해 비싸다는 것이었죠. 주변에는 북한산 두산위브 1차와 2차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각각 2020년과 2021년에 완공된 아파트인데 같은 59㎡ 시세가 8억원 전후로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즉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절대적으로 싸게 나온 것이 아니다 보니 고분양가 논란이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3. 언덕
또 많이 봤던 우려 중 하나가 언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파트 위치가 언덕에 있고 가는 길이 너무 험난하다는 의견도 있었죠. 제가 아는 지역이 아니다 보니 언덕여부는 만약 청약을 넣을 것이라면 직접 한번 가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청약을 결심한 이유
위와같은 걱정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는 청약을 하기로 결정했고 만약 당첨이 된다면 실제로 분양을 받아보자고 결정을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정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교통 - 우리에게는 괜찮은 조건
먼저 역세권이 아니고 홍제역에서 도보로 약 25 ~ 30분 정도 소요된다는 말을 듣고 실제로 한번 가보았습니다. 제 걸음으로 약 20~25분 정도 소요되었고, 여름에는 걸어 다닐 자신은 없더라고요. 봄이나 가을처럼 날씨가 선선한 날에는 운동삼아 걸어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변수가 같이 살 여자친구의 회사가 광화문 인근에 위치하고 저는 차를 타고 이동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홍은동이 광화문, 종로, 을지로 쪽 출퇴근은 매우 괜찮은 곳이었고, 제가 차를 타고 가다가 여자친구를 홍제역 주변에 내려주면 딱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회사가 강서/마곡 부근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막혀서 좀 일찍 출근하자고 생각했습니다.(물론 1시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되긴 합니다ㅠ) 여자친구는 대신 버스 지하철 모두 한 번에 가서 30분 정도 소요 예상되어 제가 조금 희생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827세대의 가구가 입주하기 때문에 추후 마을버스 배차 간격 등이 개선되거나 도로가 개선될 여지도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품고 진행하였습니다.
2. 분양가 - 싸진 않다, 그렇지만 비싸지도 않다
분양가 8.5억 원, 분명 싼 가격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서울 서대문구 신축 아파트 8.5억 원이라고 하면 다들 '서울에 그 가격 신축이 있어?'라는 반문도 많이 들었습니다. 비싸지도, 싸지도 않다고 판단했고 중요한 것은 집을 매매할 경우 앞으로 물가 상승에 헷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이후 진행된 분양가가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부 높아진 인건비와 공사 자재비를 반영하여 높게 책정되는 것을 보고 저 개인적으로는 청약할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비쌌지만 세대수, 브랜드, 주차면수, 연식 등을 반영한다면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분양가 안에 발코니 확장 비용이 포함되어 있어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였습니다.
3. 언덕 - 실제로 가보니 언덕 아님
언덕이 심하다는 우려를 보고 직접 가보았습니다. 제가 홍제 현대아파트 전세를 보러 간 날 겸사겸사 같이 갔었습니다. 확실한 건 홍제역 ~ 아파트 단지입구까지는 언덕이 전혀 없고 모두 평지였습니다. 아마 아파트 단지입구에서 시작되는 언덕을 보고 언덕에 있는 아파트라는 우려가 나왔던 것 같더라고요. 아파트 입구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단지 내에는 모두 평지로 지상공원화 된다고 하여 언덕에 대한 우려는 접을 수 있었습니다.
4.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
제가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미래 국내 부동산 시장이나 입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숫자들로만 보고 판단하고자 했는데, 우선 서울 신축 아파트 공급이 급격한 속도로 줄어든 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2026년에는 겨우 6,966세대밖에 공급이 안될 정도로 공급절벽이 심각해지기 때문에 서울 신축아파트 수요가 향후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홍은동 주변이 계속 재개발되고 있으며 유진상가 개발, 간호대역 등 지금은 장담할 수 없지만 혹시나 이런 호재가 발생한다면 발전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람일은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개발이 이루어는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는 것이고 그 기회를 잡으려면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세 수요가 높은데 물량은 적어 전셋값이 너무나도 오르고 있는 상황도 저에게는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전세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거주가 가능하지만 기본 5억 원의 전세에 대출을 2억 원 받을 경우 이자비용만 나가면서 제 자산으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이럴 바에 차라리 매매를 해서 원리금을 갚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은행집에서 내 집으로 전환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전세가격이 지금처럼 비싸지 않았더라면, 대출 없이 전세로 살 수 있는 괜찮은 집들이 적당히 있는 시세와 시장이었다면 제 선택은 달랐을 것 같습니다.
5. 실거주 1채의 필요성과 현실 인식
하지만 제가 청약을 결심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실거주 1채의 필요성 때문이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진리의 실거주 1채'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제가 투자목적으로 부동산을 매매했다면 아마 고려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안전 마진이 몇억씩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입지가 엄청 좋은 곳도 아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신혼집으로 실거주 목적으로, 나중에 부모가 된다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는 적어도 살 계획이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집값이 오르고 내리고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제가 파는 시점에 집값이 올라야 하는 것이라서 단기적인 시세 변동은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또한 산으로 둘러싸인 환경이 아이를 키우고, 건강하게 지내기에 적합한 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전세를 살 경우 보수적으로 2년마다 이사를 해야 할 수 도 있는데 내 집이 생기면 거주 안정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실거주를 위해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청약을 하면서 입지도 좋고, 학군도 좋고, 교통도 좋고, 가격도 좋은 집이면 너무나도 좋겠지만 그런 집은 청약으로 저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함께했습니다. 강남 쪽 청약을 보면 최소 69점 이상에 84점 만점 통장도 등장하는 상황에서 가점으로는 택도 없었고, 수백 ~ 수천 대 1 많으면 수십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내가 그 1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 말 그대로 희망일 뿐 현실성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내가 현재 처한 현실과 나의 조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까라는 고민 끝에 내린 답이었습니다.
6. 그 밖의 고려사항
임의공급은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청약이 가능하며, 내년 6월 완공이기 때문에 입주 전까지 돈을 더 모을 수 있다는 장점도 좋았습니다. 제가 집을 구하던 시점인 '24년 7월에 비해 약 1년 정도 돈을 더 모을 수 있으니 훨씬 여유가 생겼으며, 웃프지만 특히 암울했던 저의 주식 계좌가 당장 손절의 위기에서 그래도 1년 후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었습니다.
청약결과
청약 발표일, 제 결과는... 예비번호 100번이었습니다. 청약을 여러 번 넣어봤지만 예비 번호라도 받은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예비번호를 받으면 아래와 같이 화면이 표시됩니다. 제가 접수한 타입은 49세대 공급에 총접수는 776세대로 경쟁률은 15.84대 1인데 예비번호 100번... 이게 과연 될 수 있는 예비번호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참고로 대학을 갈 때에도 전 정시 추가합격으로 갔었는데 아파트도 예비번호라니 라는 한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과연 예비번호를 받은 다음에 어떻게 되었을지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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